일본에서 첫 등산! 탄자와산(丹沢山) 토노다케(塔ノ岳)
중공괴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대로 방구석에서 지내다가는 정신병이 걸릴거 같아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도쿄.
어딜가든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황금같은 주말을 보내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도심 어느곳을 가던 사람이 많고 도쿄 근교로 나가도 교통정체는 기본입니다.
원래부터 아웃도어에 관심이 많아서 캠핑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가 없이는 갈곳이 한정되어 있을 뿐더러 크게 운동도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살이 찔거 같은 느낌..)
그래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등산의 세계에 눈을 떠보니, 이 웬걸. 일본에 멋진 산이 참 많더군요. 가고 싶었던 북알프스(北アルプス) 카미코치(上高地)에도 다녀왔습니다. (포스팅 예정) 한국에 있을때도 부모님과 많은 산을 다녀봤지만 일본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정말 다른 세계에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도쿄 근교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접근이 좋은 산을 찾아보니 타카오산(高尾山)이 많이 나왔습니다만 관광지같은 느낌이라 등산에 적합하지 않은거 같았습니다. 좀더 조사해보니 날씨가 좋은날에는 후지산도 보이고, 높이도 적당한 탄자와산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탄자와산에서 가장 높은곳은 히루가타케(蛭ヶ岳) 1,673m 카나가와현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코스를 보니 히루가타케까지는 힘들거 같아서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오오쿠라(大倉)등산입구 ~ 토노다케(塔ノ岳) 코스로 지난 8월말에 다녀왔습니다.
한국과 등산복 패션이 비슷한거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
앞에 계신분 페이스에 맞춰가며 천천히 올라갑니다.
경사가 점점 가파라지더니 땀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벌 같은게 자꾸 몸에 달라붙길래 알아보니 피를 빨아먹는 등에였습니다. 다행히도 벌레퇴치 스프레이를 가져와서 물리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
휴식중에 땀을 닦다가, 발목에 뭔가 시커먼게 보이길래 흙덩어리 인가 하고 떼어내려고 하니 떨어지질 않는겁니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니…
거머리가 피를 빨고 있었습니다. 잡아 떼어내기는 징그러워서 딱밤 몇번 날려주니 튕겨날라갔네요. 라이터 불로 지지거나나 소금을 뿌리면 금방 떨어진다고 합니다. 거머리센세께서 첫 등산 신고식을 선사해주셨습니다. (탄자와산이 거머리가 많다고 합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올라갑니다.
울창한 숲에서 잠깐 벗어나니 풍경이 참 멋있었습니다.
트레일 런닝 하는 아저씨가 내 가방을 보더니, 자기도 같은 브랜드 바지 입고 있다며 자랑하며 지나갔을때 찍은 사진. 처음만난 사람과 잠시나마 동지애(?)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UL(울트라 라이트) 아웃도어계의 애플이라고 생각할정도로 인기가 많은 브랜드입니다. 나중에 리뷰해볼 생각입니다.
절반좀 넘게 왔을때 위치한 산장. 등산 입구부터 토노다케 정상까지 총 6채의 산장이 있습니다. 사진속 산장은 4번째
이때쯤 아마 죽겠다 싶을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저 빨간색의 氷 한자를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줄서서 바라본 풍경.
메론맛 카키코오리 한 그릇 뚝딱!
휴식후 마지막 6번째 산장이 있는 토노다케 정상까지 기합을 넣고 올라갑니다.
정상까지 앞으로 0.6KM
1시간 정도 올라오니 토노다케에 도착을 합니다. 올라오는 동안 구름이 엄청 많았습니다.
파란 하늘이 보였다가 흐렸다가를 반복.
정상에 도착한 순간 잠깐이나마 후지산 정상이 보였습니다. 그 뒤로 계속 구름속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네요. (보통 여름에는 후지산을 보기가 힘듭니다)
여기서 편의점에서 사온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정상에 벤치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몸은 엄청 힘들었지만 멋진 풍경을 볼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충분하게 휴식한 후에, 올라왔던길로 하산했습니다.
반성
・ 등산신발을 꼭 신자.
・ 면은 입지말자.
・ 긴바지를 입자.
토노다케 (塔ノ岳)
위치 : 카나가와현 (神奈川県)
해발 : 1,491m
날짜 : 2020년 8월 29일
날씨 : 맑음, 구름 많음
교통편
・ 오다큐전철(小田急電鉄) 시부사와역(渋沢駅) 하차
・ 시부사와역 북쪽출구에서 오오쿠라행(大倉行) 버스 탑승
・ 오오쿠라 버스정류장(大倉バス停) 하차 (종점)
교통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참고